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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학 한 달째카테고리 없음 2026. 5. 11. 02:13
일본에 유학을 온 지 한 달을 넘어가는 시점이다. 나는 출판디자인(편집디자인)을 배우기 위해 유학을 왔고 수업은 계획대로 진행 중에 있다. 한국처럼 전기, 후기로 수업 구성이 되어있어서 막 입학하고 한 달이 되어가는 이 시점에선 아날로그 수업이 많다. 딱 세부전공만 예상하고 바로 가자마자 출판을 배울 거라고 생각했던 건 나의 오산이었다. 어떻게 하면 '디자이너의 눈'을 가지느냐에 대한 수업이 주가 되고 그렇게 디자이너의 눈을 가지려면 1mm의 차이, 종이의 질감, 수작업의 역사 등등을 배워야 한다는 학교의 교육방침 아래에 나는 아주 어리둥절한 하루들의 연속이다. 그림은 그려본 적이 없는데 드로잉 수업이 있고, 박스부터 시작해서 생활용품을 그리고 주변에 곡선과 직선을 찾아 그것을 그리기 위한 구도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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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유학일상 2026. 3. 13. 03:21
사실을 재치 있게 나열한 일상은 꽤나 어색하다. 그러니까 블로그...같은 글이 나에게는 어색하다는 것이다. 보통 거짓과 사실 사이 간격에서 무언가를 숨길까 무언가를 캐낼까 아주 치열한 소설쓰기 속에 계속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모르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서 가장 최근의 변화를 말하자면 퇴사했다!(도비는 자유예요!) 2년 6개월 동안 다니던 기관을 퇴사했고 배운 게 너무나 많다. 사람을 대하는 법, 직무 존재감과 나의 존재감을 모두 끌어올리는 법, 그리하여 조직에 정신적으로 업무적으로 중요한 사람이 되는 법. 별로 관심 없던 분야를 사랑하는 법, 관심 없더라도 열심히 하는 법 등등... 언젠가 길게 이 이야기를 쓰고 싶을 정도로 알찬 몇 년을 보냈다. 퇴사라는게, 드라마에서도 다른 사람의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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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표와 치어리더생각1 2026. 1. 2. 10:56
마침표는 어디에나 있고 아주 작다. 그런데 이 자식이 있는 곳에 따라 말의 끝이 정해지고, 단락의 의미가 정해지고, 문장의 의도가 도드라진다. 이야기 중간에 튀어나와 있으면 그렇게 거슬릴 수가 없고 이게 끝인 건지, 끝이 아니라면 왜 이곳에 마침표를 찍었는지 그 의도를 한참이나 생각하게 만든다. 나는 지금 여러 끝을 마주하고 있다. 나뿐만이 아닐거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2025년의 마지막을 바라보고 있고, 이별과 마감, 종착역과 정착 사이에서 고군분투 중일 것이라 예상한다. 손안에 여러 마침표를 쥐었다가 다시 주먹을 펼쳐도 본다. 공깃돌 같은 녀석들이 손바닥의 손금사이로 우르르 끼었다가 다시 펼치면 손금을 따라 와라락 흩어진다. 며칠 전 내 이름으로 처음 기고를 시작한 인터넷 언론사 기고가 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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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감直感일상 2025. 11. 5. 23:35
직감直感: 사물이나 현상을 접하였을 때에 설명하거나 증명하지 아니하고 진상을 곧바로 느껴 앎. 또는 그런 감각. 길고양이는 계속 다가오고 어린 동생은 계속 멀어지는데 그 무엇도 반갑지 않고 무서워져서결국 엉엉 울어버리는 목요일이 지났다. 현장 일을 마무리하고 실컷 대표를 욕했고다신 없을 유치한 어른이라 되새겼지만주말의 담뱃잎 창고는 죄가 없으므로 맘껏헤엄을 친다. 잠수를 했다.콧구멍으로 빠져나가기만 하는 공기방울을 보다가 그리워지겠음을 직감했다.그마저도 헤엄을 친다. 인간 무서운 줄도 모르고 자동문을 넘어온 고양이는어느 날 해코지 하는 인간을 만날 것이며,피붙이에서 멀어지려고 발악을 하는 성장기의 동생은가족 말고는 위로받을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달을 때를 만날 것이다. 그 무엇도 반갑지 않고 무서워져서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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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를 좋아하는 이유생각1 2024. 11. 19. 23:15
제목은 문제가 될지도 모르겠다. 아저씨를 좋아한다니. 오해할 수도 있는데 오해라고 하면 아마도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남자를 사랑하게 된 것 아니냐며 걱정하고 있을 지인들에게 걱정 말라고 하고 싶다. 정말 내가 그런 사랑을 선호하는 것처럼 보이는가? 아 물론 마음이 통한다면 모를 일이지만, 나는 보통 연상과는 잘 안 맞는다는 걸 아는 사람은 알겠지. 이런 느낌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아라시( 嵐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나의 은밀한 취향에 대하여. 뭐 그다지 은밀할 것도 없이 좋아했다. 고등학교 때 나를 아는 사람이라면 당연하게 그 일본 아이돌? 일본 아저씨들? 이라면서 이야기를 꺼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대학교 때 나를 안 사람이나, 직장에서 날 아는 사람은 전혀 연상하지 못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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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끈질긴 짝사랑일상 2024. 5. 22. 23:39
참외와 진보라색 꽃을 담은 꽃병. 꽃병에 담긴 찬물 때문에 생기는 뿌연 성에와 아스파라거스 화분. 방을 뒹굴던 스피커로 틀어놓은 뉴에이지 음악과 금붕어가 그려진 쉬폰 커튼까지. 별것 아닌 것들의 집합이 나를 짝사랑으로 이끈다. 여름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이다. 굉장한 추억이 있지 않는 이상. 아니 있다고 하더라도 그 순간뿐이지 땀범벅인 한낮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을까. 나는 줄곧 그렇게 생각했고 스스로를 그 정답 안에 가두었다. 내내 초여름만을 사랑한다고 이야기 했다. 딱 그 초입까지. 생일과 장미의 언저리까지. 그런데 오늘처럼 가슴에 박히는 순간들이 있다. 엘리베이터 공사로 14층을 올라오는 내내 흘린 땀을 샤워로 씻어내고 선풍기를 튼 채로 참외를 깎아 먹는 밤. 또 선물 받은 마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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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치매일상 2024. 1. 1. 12:51
글을 쓰다가 쓰지 않다가 쓴다고 마음 먹었다가 잊었다가 발을 담궜다가 뺐다가 반복하다보니 이제 알겠다. '소설'안에 있을 때의 나와 그 안에 없을 때의 내가 구분이 된다. 누구도 공감하지 못할 감각이지만 나는 명확하다. 단순히 꿈에 빠진 무모한 도전자가 되는 감각이 아니다. 이전에 내가 왔던 길에 대한 확신이다. 지금도 그 길 위에 있지만 '발자국-a'를 찍어버려서 나는 한참을 머뭇거렸다. 부끄러웠다. 무엇도 되지 못하고 다른 길을 시작해버린 것 같아서. 그런데 그것도 나다. 나를 이루는 하나의 조각이다. 커다란 이수림이라는 자아가 꿈쩍도 안하는 고집 불통이니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 안에 어떤 분열이 일어나던지 움직일 생각을 안하니까. 결국 소설을 쓰겠다고 엉엉 울 뿐인 거대 석상일 뿐이니까. 돌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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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를 망친 역사일상 2023. 5. 27. 01:10
1. 생일은 지난 지 오래오래지만 (사실 일주일 정도) 일상 얘기를 적기에 딱 좋은 소재인 것 같아서 가져왔다. 블로그를 처음 만들 때 책 추천이나, 짧은 소설, 그리고 에세이로 채우려고 했는데 어찌하다보니까 갈 길을 잃었다. 음 일상은 길을 잃을 일이 없겠지? 사는 데로 길이니까 ! 편안히 얘기해 보자면 서프라이즈를 망친 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제일 하고 싶었다. 썰을 풀어 볼까나. 두 꾸꾸들이 내 생일 서프라이즈 파티를 준비했다. 케이크를 주문 제작해서 나를 부르고 짜잔하려는 계획이었겠지? 마침 나는 공강에 집에서 자고 있었고, 그 둘은 5시에 수업이 끝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헤어지는 것까진 성공 ! 그리고 두 꾸꾸가 나를 서프라이즈 장소에 부르기 위해서 전화를 한 것이다. 나는 자는 와중에 전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