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1
꽃가루 알레르기
Rim_thinking
2021. 4. 10. 12:08
땅에 발바닥을 붙이고 수직으로 우뚝 서있던 인간이,
와르르 무너진다.
와르르
어쩜 그럴 수가 있냐며 믿지 않는 코웃음 속에서
봄바람이 분다.
꽃가루가 우스스 날아와 눈 점막에 앉는다
간지러워
눈물이 날 것 같다
너는 수습할 수 없는 조각으로 부셔지고
나만 혼자 애써 너를 붙여보지만
내가 알던 너로 돌아오지 않는다.
제일 큰 덩어리인 입이 남아
뻐끔뻐끔
뭐라고. 잘 안 들려.
듣고싶은데, 제발 듣고 싶은데
입가에 부풀어 오른 침거품이 말라간다.
아주 건조한 환절기였다.